
산과 바다와 낙조가 있는 춤추는 섬 무의도
홍콩에는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의 트레킹코스'로 선정했다는 '드래곤스 백'이라는 곳이 있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별다를 것이 없어보이는 야트막한 이곳이 '아시아 최고의 트레킹코스'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드넓은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좌우에 펼쳐진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한눈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라면 인천 무의도도 드래곤스 백에 빠지지 않는 최고의 주말 트레킹 코스다. 230~240m의 높지 않은 두개의 봉우리(호룡곡산245m, 국사봉236m)를 오르는 산행코스도 부담스럽지 않고, 산행과 더불어 아름다운 섬들을 볼 수 있으며, 해수욕장은 물론 썰물 때는 실미도를 걸어서 건너며 갯벌체험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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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앞바다에 떠 있는 일출 명소 매도랑에 구름을 뚫은 한줄기 빛이 비추고 있다. |
주말이었다. 산도 가고 싶었고, 바다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 먼 건 부담스러웠다. 코레일공항철도가 주말에 운행하는 바다열차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에 닿을 수 있는 무의도가 떠올랐다. 곧바로 공항철도를 타고 무의도로 향했다. 이른 아침 용유임시역에서 내리니 눈앞에 바다가 펼쳐졌다. 구름낀 날씨로 날은 어둑했다. 무의도로 가기 위해 잠진 선착장쪽으로 걷다보니 바다위에 떠 있는 일출명소 매도랑에 구름사이로 비치는 빛줄기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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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진선착장에서 무의도까지 거리는 불과 몇백미터. 뱃삯은 왕복 3천원이다. 무의도 선착장에서 바로 시작해 당산~장군봉~구름다리~호룡곡산을 이어가는 종주코스는 4시간가량이 걸리는 코스다. 시간을 아끼려면 버스를 이용해 광명선착장으로 이동한 뒤 호룡곡산~구름다리~장군봉을 거쳐 큰무리 마을로 내려오거나 장군봉에서 실미도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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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룡곡산 등산로에서 바라본 소무의도의 모습. |
무의도라는 이름은 섬의 모양이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의도에도 설화가 전해내려온다. 옛날 하늘나라에 '춤의 왕국'이 있었다. 다섯 공주 가운데 셋 째가 가장 예쁘고 춤도 잘 췄다. 이를 시기한 넷 째 공주가 춤축제 전날 몰래 셋 째의 신발에 가시를 넣었는데 이를 모르고 춤을 추던 셋 째가 크게 다쳤다. 슬픔 속에 지내던 셋 째 공주가 꽃향기에 취해 세상에 내려와 시간가는줄 모르고 지냈다. 그 마을에는 못된 호랑이가 살았는데 행패를 막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예쁜 처녀를 바쳤다. 마음 착한 공주가 이를 알고 호랑이에게 처녀를 바치는 날 옷을 화려하게 입고 마당바위에 올라 춤을 추니 호랑이가 넋을 잃고 보다 재물을 가져가는 것도 잊고 말았다. 호랑이는 더이상 행패를 부리지 않았다. 이후 마을 사람들이 셋째 공주에게 감사의 축제를 열었다. 바로 '춤추는 섬' 무의도의 설화다. 그래서 지금도 무의도에서는 춤 잘추고 마음씨 고운 셋째공주같은 16~30세 여성을 뽑는 무의도 춤축제 셋째공주 선발대회를 열고 있다. 섬 이름에 얽힌 재미 있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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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룡곡산 정상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 멀리 실미도가 보인다. |
전설을 뒤로한채 호룡곡산에 올랐다. 급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코스.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조성된 전망대가 바다와 섬을 바라볼 수 있다. 호룡곡산에 정상에 오르면 맑은 날 인천대교와 인천항은 물론, 서산반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교동섬, 연백반도, 옹진반도가 들어오고 아래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유명한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해수욕장, 실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실미도는 하루 두차례 바닷길이 열려 무의도와 서로 걸어서 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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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본 실미도의 모습. 실미도와 무의도 사이 바닷길은 하루 두번 열려 걸어서 오갈 수 있다. |
특히 이곳은 낙조가 유명해 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호룡곡산에 오르면 이보다 낮은 국사봉까지 가봐야겠다는 '욕심'이 당연히 생기게 된다. 국사봉에 오르는 길은 호룡곡산보다는 조금 더 가파르다. 그러나 거친 숨이 몰아치며 지쳐갈 무렵, 다소 허무하게 국사봉 정상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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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하산길에서 바라본 잠진도 선착장과 무의도 선착장의 모습. |
전망은 국사봉 정상보다 그 아래에 있는 전망대가 오히려 낫다. 특히 날이 흐려서 시계가 좋지 않은 날에는 국사봉에서 바라볼수 있는 경치가 한정돼 있지만 아래 전망대에서는 실미도의 바닷길이 열린 모습을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전망대 주변에 몰린다. 국사봉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무의도 선착장과 잠진선착장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풍경도 일품이다. 하산길로 하나개해수욕장 방향의 '환상의 길' 코스를 택하면 해안절벽도 감상할 수 있으며, 하루 두차례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실미도 방향을 택하더라도 나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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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로 가는 가장 경제적이고 시간적으로도 빠른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코레일공항철도의 주말바다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
▶교통
주말에 무의도로 간다면 코레일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 경제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공항철도는 오는 10월30일까지 주말마다 용유 바닷가(용유임시역)까지 일반열차를 용유 바다열차로 운행한다.
용유임시역까지의 연장구간에 대한 별도의 운임이 없으며 서울역~인천공항의 일반열차 운임인 3천700원을 적용한다.
바다열차 운행시각은 서울역 출발(07:39~17:39) → 용유임시역 도착(08:47~18:47) / 용유임시역 출발(09:27~19:27) → 서울역 도착(10:37~20:37). 바다열차 운행문의 영업계획팀 : 032-745-7220
평일이라면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에서 하차한 뒤 인천공항 3층 2번승강장에서 302, 306번 버스를 이용해 거잠포에서 하차한 뒤 잠진도선착장까지 걸어가 배를 타면 된다. 무의도로 향하는 거잠포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며, 무의도행 배는 오전 7시30분부터 30분간격으로 출발하며 오후 7시까지 운항한다.(금토일 공휴일은 오후 7시30분까지) 대인왕복기준 뱃삯은 3천원. 배에서 내린 뒤에는 곧바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서 원하는 등산코스에서 내리면 된다.
▶ 주변 여행지
■ 마시안 해변 = 용유임시역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으며 모래둔덕과 소나무숲이 울창해 야영 하기에 좋다. 해변 길이가 3㎞가량으로 을왕리, 왕산도해수욕장보다 해변이 더 길지만 해수욕장 기능보다 갯벌 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을왕리 해수욕장 = 을왕리 해변은 용유도를 대표하는 곳으로 사시사철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약 1.5㎞에 이르는 조개껍질이 섞인 해변의 넓이는 약 3만평으로 드넓다. 용유임시역앞 버스 승강장에서 302, 306번 버스 이용하면 10~20분 소요.
■ 선녀바위 해변 = 사랑의 전설이 깃든 선녀바위를 중심으로 크고작은 기암들이 솟아있고 그 옆으로 넓은 해변이 펼쳐져 있어 운치있다. 물이 빠지면 감춰져 있던 기암괴석이 모습을 드러내 장관을 이루며 가족, 연인들이 정겹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바다체험장이 된다. 용유임시역앞 버스 승강장에서 302, 306번 버스 이용하면 10여분 소요.
▶ 먹거리
■거잠포 회타운 = 용유임시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한적한 어촌 포구인 거잠포에는 100여개의 횟집 등이 밀집한 회타운이 형성돼 있으며 대하,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등 먹을거리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시티신문 (201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