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대교 통행료 3년내 없애겠다
[머투초대석]김수홍 인천대교㈜ 대표 "5500원 포기하고 대신 100조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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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홍 인천대교㈜ 대표 ⓒ이기범 기자 |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인프라에 달려 있습니다. 비싼 통행료가 도시발전을 저해한다면 당연히 통행료를 인하하는 게 맞고 궁극적으론 통행료를 무료로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인천 송도에서 영종도를 연결하는 총연장 21.38㎞로 전세계에서 7번째로 긴 다리인 인천대교가 개통 2년을 맞았다. 인천대교는 개통 첫해 운영 결과 다른 민자도로와 달리 72%라는 높은 추정통행량 대비 실제통행량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때문에 다른 민자도로가 한해 1000억원 넘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것과 달리 지난해 61억원만 신청, 순수 민간투자사업으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천대교 김수홍 사장은 이 같은 성과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 비해 개발이 더딘 영종지구의 도시발전을 위해서라도 통행료를 내리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며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통 2년 만에 통행료 인하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천대교의 1차 목표는 대한민국이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는데 일정 역할을 하는 것이었고 실제 인천경제자유구역 탄생에 인천대교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인천대교가 완공되고 도시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됐습니다. 바로 '통행료'입니다.
도시가 완성돼 발전하는데 비싼 통행료는 걸림돌이 됩니다. 인천대교가 송도와 영종도의 자산가치를 높이는데 많이 기여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하는데 통행료가 동맥경화 역할을 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행료 인하 또는 무료화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현재 영종도 땅값은 송도의 30~40%에 불과하지만 통행료가 인하되면 영종도는 최대 100조원 넘는 자산가치 상승이 가능해집니다.
통행료 인하로 자산가치가 상승되고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투자자, 국가, 국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고 이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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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홍 인천대교㈜ 대표 ⓒ이기범 기자 |
―아직 추정통행량 대비 실제통행량이 100%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통행료 인하는 쉽지 않을 텐데요.
▶민자도로의 운영기간은 통상 30년입니다. 30년이란 기간이 정해진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도시발전 단계에서 인프라의 영향이 미치는 시기를 추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시를 건설하고 활성화하는데 10년이 채 안 걸립니다. 이런 면에서 30년이란 기간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특성에 맞게 융통성을 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통행료 인하 시기는 2014년 아시안게임 직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통행료 인하는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주무부처와 인천시 등과 협상테이블에 앉아봐야겠지만 인천대교 통행료를 인하하는 대신 다른 수익기반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지만 우선 통행료를 인하하는 대신 높아진 영종도의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종도의 대규모 부지를 사업시행자와 정부부처 등이 공동으로 개발·관리하되 제가 프로젝트매니저(Project Manager)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통행료 인하보다 사실상 없앤다고 생각하고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다른 수익사업의 안정성이 높아진다고 봅니다. 통행료 무료화를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인천대교 통행료를 인하하거나 없애는 데는 2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통행료가 인하됐을 경우 상승하는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어떻게 국민에게 공익 목적으로 되돌려 주느냐와 발생되는 수익을 어떻게 재투자할 것인가 입니다.
자산가치만 올리고 땅을 비싸게 파는 투기꾼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개발이 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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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홍 인천대교㈜ 대표 ⓒ이기범 기자 |
―인천대교가 많은 기념비적인 역사를 남긴 것으로 압니다. 어떤 것이 있나요.
▶인천대교는 한국 토목기술을 글로벌화한 최초 프로젝트입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기술, 상업, 금융, 사업개발 모든 부문에서 세계 유수기관의 상을 휩쓸어왔습니다.
우선 사업 초기인 2005년 영국의 유력 건설저널인 컨스트럭션뉴스로부터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프로젝트로 선정됐습니다. 2007년에는 건설전문지 미국 ENR로부터 '세계를 빛낸 올해의 건설인 25인'으로 선정됐고 영국 상무부장관 공로 표창, 은탑산업훈장 등 다양한 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올 초에는 카우보이스타디움(알링턴·텍사스주), 리버뱅크 여과터널&펌프 스테이션(루이빌·켄터키주), 텀서크(Taum Sauk) 댐 재건 프로젝트(애너폴리스), 워싱턴 댈러스국제공항 주터미널 APM스테이션 등과 함께 미국토목학회가 선정하는 '세계 5대 우수프로젝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금융전문지 유로머니는 2006년 인천대교에 '최우수 프로젝트 파이낸싱상'을 주었습니다. 국내 민자사업이 시공사 지급보증 없이 시행하기 불가능한 관행을 깨고 국내 최초 무담보·무보증 대출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한 순수 민간자본으로 사업구조를 만든 것이 수상 이유였습니다.
인천대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1원의 공사비 증액(에스컬레이션) 없이 공사를 완공한 최초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이는 최초부터 자재가격이나 인건비 상승을 예상해 공사비를 책정한데다 철저한 목표관리기법(MBO)을 도입해 공사비 부풀리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포스트 인천대교'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현재 경남대 석좌교수로서 한반도프로젝트개발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효율경영학자로서 남북협력을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하는 게 다음 5년 간의 목표입니다. 개념은 간단합니다.
우선 북한이 관광·레저서비스분야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도록 해 남북 교류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관광객 1000만시대에 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북으로도 갈 수 있는 물꼬를 트고 북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관광·레저산업이 활성화된다면 신의주와 백두산까지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의 건설이 수반됩니다. 북한의 관광자원을 사업타당성이 있고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가는 핵심은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건설되는 인프라는 인천대교처럼 민간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것이고 민간투자사업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못하더라도 후손들이 할 수 있도록 이론에 그치지 않고 준비된 실행계획을 준비해 금융과 기술 모든 측면에서 충실히 준비된 패키지를 물려주고자 합니다.
△ 김수홍 사장 경력·학력
- (현)경남대 석좌교수/한반도프로젝트개발연구소장, AMEC코리아 총괄대표/인천대교㈜ 대표이사(겸직)
- (전)AMEC파이낸스아시아 상임이사 및 AMEC 한국대표, (전)AGRA인터내셔널(International) 한국지사장
△학력
- 경남대 명예경영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주요자문 및 수상내역
- 인천세계도시축전 조직위원회 상임 자문위원
- 나눔과평화재단 설립자 및 운영이사
- 인천유나이티드FC 이사
- (전)대통령 에너지 대사 자문의 자문위원
- 2005년 한·영 국회의원 친선협회 공로상 수상
- 2009년 대통령 은탑산업훈장 수훈
머니투데이 (2011-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