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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뉴스

`집값 폭락` 적중…족집게 도사, "솔직히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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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대 HF 사장, "주택 최초 구입자 위해 저금리 대출 확대돼야"
대외변수 안정되면 하반기 이후 주택시장 회복 분기점 될 듯

 

 
`부동산 바닥 논쟁`은 몇 년째 이어진 지루한 주제지만 전세난민으로 표류하는 실수요자나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민감한 내용이다.

유럽재정 위기 등 대외변수가 해소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갑작스레 돌아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 넋 놓고 있다가는 내 집 마련 기회를 날릴 수 있다. 지겨운 바닥 논쟁을 눈여겨 봐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20년 넘게 주택분야에서 근무한 부동산 고수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종대(52) 사장을 찾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서 사장은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에서 주거복지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7년 4월 시장 움직임에 앞서 부동산 하락을 경고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그는 집값 하락세가 6년가량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해 시장의 관계자들에게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그의 전망대로 5년 넘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 사장은 "정확한 바닥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하지만 수급상황, 부동산 경기의 주기상 바닥, 전세값 대비 매매가격간 차이 등 3가지 지표를 보면 바닥 언저리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먼저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다. 6월 분양 계획만 살펴봐도 전국 57개단지, 총 4만3551가구 규모의 신규공급이 이뤄진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0%(1만7889가구) 급증한 규모다.

주기상 바닥이란 평가도 집값 반등 전망의 중요한 지표.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주기로 등락을 반복했다. 1997년 IMF가 닥친 이후 경기가 급강하 하자 부동산 시장 역시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고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2001년과 2002년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2006년 정점을 찍은 부동산 경기는 2007년부터 흘러내리기 시작해 5년간 침체상태다.

전세값 대비 매매가격간 차이도 70%에 육박하고 있다. 보통 이 수치가 70%가 넘을 경우 집을 사는 쪽으로 돌아선다는 것이 서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일본처럼 망가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있지만 일본과 다르다"며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가 더 악화만 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쯤 터닝포인트(분기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말 기준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주택수가 363호로 적정규모 440호에 비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반면 일본은 전국 451호, 동경권 503호로 과잉공급 상태다.
 
또한 일본은 1%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3%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인구수와 가구수가 늘고 있어 주택시장이 살아날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 실수요자 입장에선 선뜻 움직이기 쉽지 않다.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다 대출을 받으려 해도 은행에서 요구하는 금리는 부담스럽다.

서 사장은 "주거복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정부가 무주택자를 위해 재정을 투입해 집을 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금리 대출 상품을 많이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금리조정에 따른 부족한 자금은 정부의 재정으로 보존해 주면 된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금리로 대출 받아 주택을 구입할 경우 집값이 소폭 하락해도 이자비용 등을 계산하면 하락분에 대한 심리적 보상도 누릴 수 있다는 것.

서 사장은 "소득의 30%를 월세로 내는 것 보다 대출을 받아 원리금상환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도록 저금리 상품이 늘어나야 한다"며 "집을 사는 것이 이득이고, 주택대출이 늘면 소비성 대출이 줄고 가계자산도 건전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민주택기금의 `생애최초주택자금`은 대출금리를 4.7%에서 4.2%로 낮춘 이후 대출총액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월평균 200억원 수준이던 대출금액은 금리하락 이후 월평균 2000~3000억원 수준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생애최초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집값의 70%(2억원 한도)까지 최장 20년 동안 싼 이자로 정부가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주택금융공사가 무주택자 대상으로 지원하는 `보금자리론`도 올 들어 대출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이 장기 고정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지 않아 주택금융공사가 직접 출시한 서민대출상품으로 4월 말까지 2조7000억원이 집행됐다.

서 사장은 "내 집 마련에는 보금자리론이 가장 좋다"며 "보금자리론은 지난 2010년에 대출 총액이 3조원에 못미쳤는데 지난해 1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만기에 일시상환이 가능하고 제출서류 없이 인터넷으로 신청이 가능해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또 표준대출모델(유동화적격대출)을 개발해 시중은행에 나눠주고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 서 사장이 처음으로 도입한 유동화적격대출이란 금융기관이 서민들에게 적격대출 자금을 공급하고 주택금융공사가 저당채권을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발행하는 형태로 은행의 대출재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리스크 헤지가 가능해져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서 사장은 "유동화적격대출은 현재 스탠다드차타드와 시티은행이 먼저 나섰고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준비 중"이라며 "상반기중 2~3개 시중은행에 확대시행하고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취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의 주택시장은 규제완화로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주택을 구입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의 경우 집값이 안오르니 기존 시장 보다 분양시장에 눈을 돌리 수 밖에 없고 이들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10% 가량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사장은 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늘어나면 주택시장 매매정체도 해소되고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사 사장으로서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월세 사는 사람 전세 살게 해 주고, 전세 사는 사람 집 사게 해 주는 것이 내 목표"라며 "앞으로 시중은행과 협조해 장기 저리의 고정금리대출을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He is = 1960년 전라남도 순천 출생, 순천고,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한양대 도시공학박사, 25회 행정고시, 청와대 경쟁력기획단 SOC과장,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및 주거복지본부장,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

3남4녀중 여섯째로 태어난 서 사장은 전남 순천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고 홀로 된 어머니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여행이발소`를 접고 `낙동식당`이란 음식점을 냈다. 이름이 낙동식당인 것은 어머니가 경남 김해 출신이어서다. 경상도 사람이 오면 음식을 더 내주며 반겼다. 서 사장은 "명절처럼 손님이 많을 때는 역 앞에 나가 조바(호객꾼) 노릇을 했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면서 서 사장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며 힘든 시절을 보냈다.

고교 졸업 후 전기대학에 낙방하고 장학금을 준다고 약속한 한양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공직에 나가서 퇴락한 집안을 다시 세워야 한다`던 아버지 말씀이 기억나 2년간 모든 걸 끊고 독하게 공부해서 1년 6개월 만에 행시(제25회)에 합격했다.

서 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의 핵심 정책 책임자로 근무했고 이명박 정부 들어 세종시기획단 부단장 등에 기용됐다가 공직에서 물러났던 그는 작년 11월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현업에 복귀했다.
 
 
매일경제 (20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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