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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뉴스

한진그룹, 인천에 슈퍼요트 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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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0m급 슈퍼요트를 마련했다. 선친 조중훈 창업자가 아꼈던 요트를 중국에서 리핏한 것이다. 올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 왕산마리나를 건설 중인 조 회장은 이 요트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마리나에 정박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요트 ‘창해’. 50m급 슈퍼요트로, 비즈니스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월 8일 오전에 찾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의 아라마리나. 최근 이곳에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50m급 슈퍼요트 한 척이 등장했다. 외부 디자인은 요즘 트렌드인 럭셔리와 다소 거리가 있지만 요트 안팎으로 깔끔하게 정비한 티가 난다. 바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슈퍼요트다. 이름은 창해(蒼海). 뱃머리와 후미에 새겨진 요트 이름은 천막으로 가려놓은 상태다.


 


 

조양호 회장의 요트 창해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요트를 리핏(Refit, 리모델링)한 것이다. 현재 요트 창해는 정석기업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요트는 약 30년 전 조중훈 회장이 일본에서 주문 제작해 들여와 레저·비즈니스용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라마리나에는 지난 연말쯤 들어와 계류 중이다.

요트 창해의 리핏 공사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소재 메가요트그룹이 일괄시공으로 수주해 중국 우한에서 진행했다. 메가요트그룹과 협력관계인 난화조선소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2011년 8월부터 시작된 이 공사에는 한국의 디자이너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리핏은 마이애미의 디자이너들이, 실내 인테리어는 한국의 J.SUNG 디자인에서 맡았다. 공사엔 중국 우한의 요트 기술자들이 투입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은 최근 메가요트 생산지로 부상하는 곳이다.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지난해 6월 “미국의 대표적인 요트제작업체들이 중국 우한에서 메가요트를 건조하고 있다”며 “메가요트 제조 강국인 유럽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고품격 요트 제작 기술을 현지 엔지니어들에게 훈련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회장 가족은 요트 리핏 공사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리핏 디자인 프리젠테이션엔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서비스·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이 깊이 관여했다.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엔 조양호 회장이 직접 참석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작고한 창업자의 땀과 손길이 고스란히 묻은 요트를 다시 바다에 띄우는 것에 가족 모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낸 것이다.

요트 리핏 공사는 기존 실내 인테리어를 다 뜯어서 골조를 파악한 후 전선과 배관을 새로운 인테리어에 맞게 재배치하고 엔진은 새로 교체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조 회장 요트 리핏 공사는 예상보다 상당히 길어졌다. 건조한 지 30년이 넘은 데다 오랫동안 방치한 탓에 내외부 부식 정도가 심해 이를 제거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에 디자인이 몇 차례 수정되면서 지난해 9월에야 인테리어 작업이 모두 끝났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도 새로 외부 도장을 하고 미흡한 인테리어를 보강했다.

최근 해외 요트 시장의 추세는 한마디로 ‘더 크게, 더 화려하게’다. 규모가 커질수록 건조비도 급상승한다. 12m 요트는 15억원, 16m 요트는 25억원 수준이지만 40m급 요트는 160억원을 넘어선다. 투명 덮개의 개방형 갑판, 스파, 사우나, 체육관, 대형 스크린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건조하는 최첨단 IT시설이 갖춰진 40m 이상급 럭셔리 슈퍼요트는 길이 1m당 15억원을 호가한다.

한 요트제작업체 대표는 포브스코리아가 보여준 요트 창해 사진을 토대로 “같은 규모의 요트를 새로 제작한다면 4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새로 건조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었겠지만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을 리핏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중훈 창업자의 30년된 요트 리핏

 


요트 창해의 내부 모습. 조 회장 가족은 북유럽풍의 단순하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 심플하면서 단아한 분위기가 엿보인다.
 
 

조 회장의 요트는 겉모습에 있어서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창업자의 30년 된 요트의 뼈대를 그대로 살려 리핏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 가족의 요구사항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디자인팀은 럭셔리하고 화려한 컨셉트의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조 회장 가족은 북유럽풍의 친환경 디자인을 원했다고 한다.


 


 

광택이 지나치지 않고, 심플하면서 단아한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맞춰 디자이너들은 가구 아이템당 4~5개의 샘플작업을 했고, 그중 조 회장 가족이 선택한 것을 한국의 한 가구업체에서 주문제작해 설치했다.

요트 이름은 조양호 회장 모친의 법명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고 조중훈 회장의 부인 김정일 여사는 독실한 원불교 신자로 법명이 창해, 법호가 성타원이다. 김 여사는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이 2002년 11월 타계한 이후에도 ‘부암장’이라 불리는 서울 종로구 자택을 지키고 있다.

슈퍼요트에는 그 디자인에 걸맞는 이름과 명패가 붙는다. 현재 창해의 명패는 조 회장 부인인 일우스페이스 관장 이명희 여사가 디자인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버지가 아끼던 요트를 30년 만에 아들이 리핏하고 여기에 어머니 법명을 이름으로 달아 그 문양을 며느리가 디자인하고 있다.

조 회장은 요트 창해를 비즈니스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요트업계 관계자들은 “조 회장 요트의 외관을 보면 최근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디자인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개인의 레저용이라기보다 VIP 영빈관 등 비즈니스용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브스가 입수한 요트 창해의 내부 사진을 보면 고급 저택의 응접실을 연상케 한다. 10여 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소파는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침실과 욕실 또한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했다. 요트의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이는 증명된다. 한 요트업체 대표는 “슈퍼요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공해상에서 프라이빗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트 창해는 공해상에 정박해 레저를 즐기는 용도보다는 장거리도 거뜬히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선박에 가깝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예상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너머 서해안시대 준비

주목되는 것은 왕산마리나다. 대한항공은 인천시와 함께 왕산마리나를 조성 중이다. 왕산마리나 사업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왕산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9만8604㎡를 매립해 요트 경기장을 짓는 사업이다. 대한항공은 총 사업비 1500억원 중 1333억원을 투자했다. 이곳에는 요트 300척 규모의 계류시설과 해상방파제, 클럽하우스 등이 들어서며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대한항공이 당장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왕산마리나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일까? 대한항공의 공식 입장은 ‘인천아시안게임과 지역발전 지원’이다. 조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역할을 한 데 이어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적극적인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고, 항공과 호텔 관련 부문을 후원하기로 했다. 특히 왕산마리나가 들어서는 영종도는 조중훈 창업자의 고향이고 조양호 회장 역시 인천에서 태어나 지역 발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서해안시대를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특히 용유·무의복합레저단지가 향후 수도권 최고의 해양레저단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대한항공이 ‘선투자’했다는 분석이다. 용유·무의레저단지는 인천공항 인근에 위치해 인천공항철도를 통해 서울에서 지하철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 여건이 좋다.

또 인근에 백령도, 연평도, 소·대이작도 등 해양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경인아라뱃길까지 뚫려 서울 시민이 요트를 몰고 한강과 서해안을 누빌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게다가 정부가 마리나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키로 하고 인프라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 (201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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