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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뉴스

카지노 넘어 복합리조트 왕국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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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생/ 중앙대 경영학과(중퇴)/ 버클리음대 음악학 학사 / 1992년 극동스프링크라(현 파라텍) 입사 / 파라다이스투자개발/ 2005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현)

“파라다이스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단상에 올라선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53)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사말을 읽어 내려갔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웨이’란 그룹 비전을 발표한 2010년 이후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은둔의 CEO’로 알려진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결정적인 이유는 파라다이스시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일본 세가사미사와 합작(55 : 45), 인천 영종도에 조성하는 국내 최초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다.

버클리음대 출신 감성경영 발군
파라텍 등 비주력 사업군 매각도


전 회장은 기공식에서 “동북아 주요 도시로부터 4시간 비행 반경에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두고 있는 인천의 가능성을 주목했다”며 “문화, 예술, 사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복합리조트를 만들겠다”고 단어 하나하나를 힘줘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실 파라다이스그룹의 사운이 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그 의미가 크다. 대지 면적은 축구장 47개에 달하는 33만㎡, 공사비만 총 1조3000억원(1차 2017년 완공분), 2차까지 포함하면 약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파라다이스그룹 매출액이 1조30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의사결정이다.

파라다이스시티엔 파라다이스그룹의 주력 사업인 국내 최대 규모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외국인 전용으로 서울워커힐카지노보다 4배 이상 크다. 이 외 특1급 호텔(711실), K플라자(Plaza), 국제회의가 가능한 규모의 컨벤션 시설, 실내형 테마파크, 레스토랑, 고급형 스파, 부티크호텔 등도 함께 들어선다.

전 회장이 이런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린 배경은 뭘까.

그가 강조하는 파라다이스웨이에 힌트가 있다.

전 회장은 “창조와 도전정신이야말로 파라다이스의 DNA”라며 “무한 상상력의 창조기업(Design Life as Art, Art as Life)으로서 재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그가 주도해 바꾼 CI(그룹이미지)에도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 파라다이스의 새로운 CI 콘셉트는 ‘창조의 나무’다. 파라다이스를 뜻하는 ‘P’ 이니셜에서 출발해 창의와 혁신으로 성장해가는 그룹의 전략과 비전을 표현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창의, 창조 등 그가 강조하는 단어들은 실은 그의 예술가 기질과 맞닿아 있다.

전필립 회장이 1981년 중앙대 경영학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다들 그가 평범하게 가업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기엔 그의 피가 너무 뜨거웠다. 특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대학 시절 밴드 활동에 심취했다. 한때 대중음악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씨와 밴드를 결성해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1984년, 돌연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겠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입학한 곳이 버클리대 음악학과다. 3년간 마음껏 기량을 닦았다. 김광민, 정원영 등 당시 미국에서 공부하던 유명 작곡가들과도 교류했다.

이런 이력 덕에 지금도 파라다이스그룹 주요 행사엔 문화예술이 빠지지 않고 있다. 또 1994년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을 일찌감치 만들어 예술단체를 후원하는 등 그의 예술 사랑은 남다르다.

기업가의 길을 걷게 된 인생의 전환기는 보스턴 유학 시절 찾아온다.

음악도로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다. 폐차해야 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구겨졌다. 하지만 전 회장은 기적적으로 몸성하게 일어났다. 그러면서 ‘내가 할 일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단다. 귀국한 후 1992년 스프링클러, 소방용 밸브 등을 만드는 당시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 극동스프링크라(현 파라텍, 최근 주력 사업 집중 위해 매각)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파라다이스개발 등을 거쳐 2005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후 그는 호텔, 카지노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영 방침을 확고히 정했다. 수백억원을 들여 파라다이스호텔부산 리모델링을 단행하고 씨메르스파를 운영하는가 하면 도고온천에 있던 파라다이스호텔을 개조해 대중 워터파크와는 차별화한 가족휴양형 스파를 선보였다.

파라다이스시티에도 다른 리조트와의 차별화를 위해 스파를 강화할 계획이다.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2011년 이후 14개국, 매년 해외 출장만 40회 이상 다니며 해외 유명 호텔, 스파, 컨벤션센터들을 둘러봤다. 다른 나라에는 없지만 우리에겐 있는 한류 체험공간, 찜질방 등의 독특한 휴양·놀이공간을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전 회장의 그림이 구체적이고 화려한 것 같지만 내외부 변수를 따져보면 2017년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전후 상황이 사실 순탄대로만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1400만명 시대, VIP고객 점유율 국내 1위 등 분명 파라다이스그룹에 호재가 더 많은 건 사실이다.

다만 영종도 내 경쟁업체들이 속속 들어서는 게 걸림돌이다. 파라다이스그룹 외에 미·중 합작 회사인 리포앤시저스가 국내 최대 규모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한 데다 일본 마루한그룹도 한상드림아일랜드를 2015년에 착공하기로 했다. 추가로 일본 오카다홀딩스, 중국 업체 서너 곳이 인천에 복합리조트 조성을 계획 중이다.

차민수 카지노인터내셔널그룹 회장은 “해외 카지노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 타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진 노하우를 갖춘 업체들의 국내 진입은 물론 일본, 싱가포르 등 경쟁국가들의 대규모 카지노 조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로 인한 경쟁 심화 상황에서 차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고객인 중국인들의 카지노 관광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파라다이스그룹이 신경 쓰는 대목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전 같지 않고 시진핑 집권 이후 반부패 정책을 강화하면서 중국인 대상 카지노 산업이 타격을 받을 공산이 있다. 마카오 카지노의 지난 10월 매출액이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한 게 비근한 예다.

거꾸로 영종도에 카지노, 리조트타운이 형성되면 파라다이스그룹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든 위락시설이 집결된 레저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집객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제 시작’이라 말한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성공시키면 이후엔 ‘IR(Integrated Resort·복합리조트) 디벨로퍼’로 변신하겠다고 큰소리친다. 종전 파라다이스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산과 제주도 호텔을 복합리조트로 만드는 계획은 물론 카지노 없는 미니복합리조트 사업도 곳곳서 벌여보겠다고 자신한다.

파라다이스그룹은

국내 카지노 1위 업체, 지난해 매출액 1조

1972년 故 전락원 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인 ‘낙원’을 따서 세운 ‘파라다이스투자개발’이 효시다. 당시 정부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카지노 사업권을 민간에 넘겼는데 전락원 회장이 워커힐호텔 지하 카지노 사업권을 SK(옛 선경그룹)로부터 따냈다. 1981년에는 파라다이스비치호텔(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1987년 두성(현 파라다이스카지노 제주롯데), 1991년 우경건설(현 파라다이스건설), 1992년 파라다이스제주개발그랜드카지노(현 파라다이스그랜드카지노)를 줄줄이 설립했다.

2004년 전락원 회장 타계 이후 당시 전필립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이듬해 회장 자리에 올랐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카지노 매출 비중이 70%를 넘으며 호텔, 여행 등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파라다이스그룹 매출액은 1조302억원이다.

전필립 회장 집안은 할아버지가 목사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다. 평강제일교회 장로이기도 한 전 회장은 십일조를 꼭 실천하며 조용하지만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전 회장이 겸직하는 직함으로 엄홍길 휴먼재단 부이사장, 한국메세나협회 이사 등이 있다.
 
 
출처 : MK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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