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뉴스
출발선에 선 영종도 복합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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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마카오는 샌즈 그룹을 비롯한 카지노 기반 복합 리조트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눈부신 변화를 이뤄냈다. up@yna.co.kr |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LVS) 그룹 산하 샌즈 차이나(Sands China Ltd.)가 지난 5월 마카오(澳門)의 카지노 호텔인 샌즈 마카오(Sands Macao)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샌즈 그룹은 2004년 샌즈 마카오 개관 이후 카지노를 기반으로 한 복합 리조트(Integrated Resort)인 베네시안 마카오(Venetian Macao, 2007), 포시즌 마카오(Four Seasons Macao, 2008), 샌즈 코타이 센트럴(Sands Cotai Central, 2012)을 마카오에 선보였다.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만든 파리지앵(Parisian)이 문을 열 예정이다.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 진출 10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성과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복합 리조트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아시아 각국이 대단위 복합 리조트를 미래 산업으로 공략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는 기회가 됐다.
◇ 카지노 시장 개방 후 관광객 급증
마카오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가 허가된 지역이다. 서울 종로구와 비슷한 면적의 마카오에서 현재 운영되는 카지노는 총 37개다. 버스 정류장 하나 건너마다 카지노가 있는 셈이다. 이 많은 카지노들을 메우는 이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이다.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중국에 반환한 1999년 80만 명에 그쳤던 중국 본토 관광객은 지난해 약 1천860만 명으로 급증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마카오에 들어선 복합 리조트인 샌즈 코타이 센트럴 내 카지노.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액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에 달한다. |
중국은 2002년 외국 카지노 자본의 마카오 진출을 허용했다. 그 이전까지는 스탠리 호(何鴻桑, 93) 회장의 SJM 홀딩스가 40년 동안 마카오 카지노를 독점했다. 카지노 시장 개방 이후 마카오에는 라스베이거스 샌즈를 비롯해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윈(Wynn) 리조트,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멜코 크라운(Melco Crown) 등이 새롭게 진출했다. 현재 샌즈 차이나를 비롯해 MGM 차이나, 윈 마카오 등이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마카오 카지노 시장은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급성장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본뜬 화려한 카지노 리조트가 들어섰고 중국 본토에서 오는 관광객이 대폭 증가하면서 카지노 산업이 빠르게 번창했다. 마카오 사행산업감찰협조국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35곳의 매출은 총 3천608억 파타카(약 47조3천억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3천41억 파타카(약 40조4천억 원)보다 18.6% 증가한 수치다.
카지노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마카오의 경제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실업률이 1~2%로 완전고용이 실현됐다. 또 세수가 급증하자 마카오 당국은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현금을 매년 늘리고 있다. 지난해 8천 파타카에 이어 올해는 마카오 영주권 보유 주민 1인당 9천 파타카(약 120만 원)를 받게 된다.
셸던 아델슨(Sheldon Adelson, 81) 회장이 이끄는 샌즈 그룹은 6개 사업자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마카오 카지노 경쟁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현재 마카오 내 샌즈 차이나의 카지노는 총 5개다. 샌즈 마카오, 베네시안 마카오, 포시즌 마카오, 샌즈 코타이 센트럴(히말라야, 퍼시피카) 등의 1층 중앙에 카지노가 운영된다. 스탠리 호 회장의 SJM이 보유한 20개에 비해 카지노 영업장 수는 적지만 규모(게임 테이블과 슬롯머신 보유 대수)와 매출액은 대등한 수준이다. 지난 5월 중순 돌아본 샌즈 그룹의 카지노 영업장은 모두 중국 본토, 홍콩, 대만, 한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창문과 시계가 없고 24시간 운영되는 것 또한 공통점이었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지난 2007년 개장 후 마카오를 대표하는 복합 리조트로 발돋움한 베네시안 마카오 내 쇼핑 구역. up@yna.co.kr |
샌즈 그룹의 마카오 진출 당시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했다. 이전까지 아시아에서는 대단위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 사례가 없어 성공 전망이 불투명했다. 마카오의 지리적인 한계도 약점으로 꼽혔다. 마카오는 중국 광둥성 남부의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Taipa), 콜로안(Coloane) 등 두 개 섬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도시로 면적이 약 30㎢이다. 홍콩의 30분의 1에 불과한, 서울의 종로구만한 면적에 여러 개의 복합 리조트를 조성해 수천만 명의 관광객을 수용한다는 아델슨 회장의 계획은 거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에 발을 들여 놓으며 중국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1999년 12월 포르투갈로부터 마카오를 반환받은 후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의 습지에 간척사업을 진행해 신도시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세워놓았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했다. 샌즈 차이나는 콜로안과 타이파의 앞 글자를 따 명명된 코타이 스트립(Cotai Strip)에 복합 리조트 조성을 위한 깃발을 꽂았다.
샌즈 그룹이 현재까지 코타이 스트립에 세운 복합 리조트는 베네시안 마카오, 포시즌 마카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등이다. 모두 카지노, 호텔, 쇼핑몰, 컨벤션,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갖춘 대단위 복합 리조트이다.
코타이 스트립 개발을 선도한 샌즈 그룹은 중국 정부에 코타이 스트립에 대한 상표권을 인정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샌즈 차이나가 코타이 스트립을 독점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SJM, MGM, 윈, 갤럭시 등 다른 카지노 업체에게도 매립지를 분할해 줌으로써 코타이 스트립의 개발을 촉진하고 규모를 키웠다.
셸던 아델슨 샌즈 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페르난도 추이 사이-온(崔世安) 마카오 행정장관(가운데) 등이 지난 5월 16일 샌즈 마카오 10주년 기념 행사 개막식에 참가했다. 샌즈 그룹 제공 사진. |
2009년 ‘시티 오브 드림즈’가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하며 문을 열었다. 시티 오브 드림즈는 대규모 카지노와 함께 하드락 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크라운 호텔, 쇼핑몰, 공연장, 수십 개의 식당과 바 등으로 구성됐다. 2011년에는 세계 최대의 파도풀을 갖춘 복합 워터파크 리조트인 ‘갤럭시 메가 리조트’가 개장했다.
샌즈 그룹의 코타이 센트럴은 2012년 베네시안 마카오와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개장했다. 코타이 센트럴은 호텔 3개(쉐라톤, 콘래드, 홀리데이 인)와 카지노 2개로 구성됐다. 세 브랜드 호텔의 객실 수는 총 5천800여 개다.
2015년에는 갤럭시 마카오 P2와 멜코 스튜디오 시티(Melco’s Studio City)가 문을 열 예정이다. 또 2016년에는 MGM 프란드 코타이(Frand Cotai), 윈 팰리스, SJM 리스보아 팰리스가 완공된다.
아델슨 회장은 샌즈 마카오 10주년 기념식에서 “마카오와 홍콩을 잇는 다리가 개통되면 샌즈 차이나는 또 한 번의 급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국제공항이 세계 180개 도시와 마카오를 잇는 허브 공항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마카오, 홍콩, 주하이(珠海)를 잇는 ‘Y’자 모양 다리인 강주아오(港珠澳) 대교가 2016년 완공되면 홍콩과는 차량으로 20분 만에 오갈 수 있게 된다. 현재 출발·도착 수속을 포함해 1시간가량 걸리는 마카오-홍콩 간 페리에 비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셈이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카지노, 호텔, 쇼핑몰, 컨벤션 등이 어우러진 복합 리조트 조성 사업이 한창인 마카오 코타이 스트립. up@yna.co.kr |
마카오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를 매립한 코타이 스트립은 현재 곳곳에서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대형 크레인 수십 대가 부지런히 긴 팔을 움직이며 상전벽해의 신공(神功)을 선보이는 중이다. 2015년까지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코타이 스트립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마카오를 중심에 놓고 비행시간 5시간 이내 지역을 시장으로 삼는 복합 리조트 관광지 조성 사업이다. 중국 본토, 인도, 일본, 동남아시아, 한국, 대만 등 마카오에서 비행시간 5시간 이내 권역의 인구는 30억 명이 넘는다.
◇ 복합 리조트의 뿌리는 카지노, 열매는 MICE
코타이 스트립에 이미 조성된, 현재 조성되고 있는 복합 리조트에서 카지노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 시설의 10% 미만이다. 90% 이상은 호텔 객실, 쇼핑몰, 레스토랑, 컨벤션, 공연장, 극장, 스파,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차지한다.
샌즈 그룹이 2007년 코타이 스트립에 첫 작품으로 선보인 베네시안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베네시안 내 카지노는 세계 최대 규모지만 베네시안 마카오 전체 면적의 4%에 불과하다. 96% 공간은 스위트룸 3천여 개, 1만5천 석 규모의 다목적 실내 경기장인 아레나, 6개 초대형 전시장과 수백 개 회의장을 갖춘 코타이 엑스포, 명품 브랜드부터 패스트푸드점까지 330여 개에 달하는 상점과 음식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5월 아레나에선 세계 페더급 챔피언전이 열렸고 전시장에선 ‘2014 아시아 푸드 엑스포’, ‘제4회 마카오 국제 교육 엑스포’ 등이 개최됐다.
흥미로운 점은 베네시안 마카오의 매출이 면적과 반비례한다는 사실이다. 샌즈 그룹이 지난 5월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네시안 마카오의 올해 1분기 매출의 약 87%는 카지노에서 나왔다. 나머지 13%는 객실, 쇼핑몰, 식음료 매장 등에서 발생했다. 1분기 베네시안 마카오의 객실 평균 이용률은 약 97%로 빈 방이 거의 없었다. 쇼핑몰과 식음료 매장도 연일 인파로 북적댔다. 하지만 카지노에 비하면 매출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전시, 회의, 공연 시설은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더 적었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베네시안 마카오의 다목적 실내 경기장인 아레나는 1만5천 석 규모로 일반적인 공연, 경기 외에 대규모 MICE 행사에 활용된다. up@yna.co.kr |
샌즈 그룹이 카지노에 비해 매출이 낮음에도 대규모 전시, 회의, 공연 시설을 조성하는 배경에는 MICE(마이스)가 있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MICE 시장은 2009년 8천530억 달러에서 2012년 1조612조 달러로 증가했다. 이후 연평균 7.1%의 성장을 기록, 2017년에는 1조5천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카지노 시장 매출(올해 1천568억 달러 예상)을 압도하는 규모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카지노 기업’이 아닌 ‘메가 리조트 디벨로퍼(Mega Resort Developer)’를 표방한다. 대단위 복합 리조트 개발 전문 기업이란 얘기다. 처음에는 카지노에서 돈을 벌어 다른 시설을 유지하지만 방문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카지노 이외 시설에서 더 많은 이익이 창출된다. 카지노가 뿌리 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MICE를 통해 꽃과 열매를 얻는 방식이다.
샌즈 그룹의 비즈니스 모델, 즉 MICE를 통해 기업의 가치와 비전을 구현하는 방식은 이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검증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로 시작한 관광 도시지만 현재 MICE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카지노 의존도가 대폭 줄면서 도박 도시에서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변신한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입증된 MICE의 위력은 마카오에서도 조금씩 빛을 나타내고 있다. 샌즈 그룹이 2012년 9월 개장한 쉐라톤 마카오 호텔(코타이 센트럴 복합 리조트의 일부)의 경우 지난 2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총 37만9천 명의 MICE 고객을 유치했다. 호텔 내 초대형 연회장과 160여 개 회의실에서 진행된 크고 작은 이벤트가 2천800여 건이었다.
샌즈 그룹이 복합 리조트 방문객 확대에 필수적인 대규모 전시와 회의를 유치하는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미국이나 독일 등 MICE 선진국 도시들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시설 대관, 숙식, 이벤트 등과 관련해 행사 주최 측에 더 유리한 가격 조건을 제시해 MICE를 유치한 후 카지노를 찾는 방문객들을 통해 본전은 물론 막대한 이익까지 챙기는 방식이다. 특히 수많은 MICE를 개최하면서 얻게 되는 ‘빅 데이터’(Big Data)는 향후 새로운 복합 리조트 개발 지역 선정과 운영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카지노 이외 MICE 시설로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샌즈 그룹의 계획은 다른 업체보다 마카오에서 더 확고하게 입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마카오를 도박 도시가 아닌 세계적인 종합휴양도시로 키우고 싶어 하는 중국 정부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는 2022년 마카오 카지노 사업권 연장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02년 카지노 시장 개방 당시 카지노 사업권을 20년으로 정했다. 샌즈 그룹을 비롯해 SJM, MGM, 윈, 갤럭시 등은 카지노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2022년 6월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천국행 아니면 지옥행 열차를 타게 된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샌즈 그룹은 미국 드림웍스와 제휴해 복합 리조트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up@yna.co.kr |
◇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복합 리조트
MICE 산업의 토대가 되는 복합 리조트는 21세기 관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꼽힌다. 아시아에서는 마카오와 싱가포르가 복합 리조트 경쟁에서 가장 앞선 상태다.
싱가포르는 2000년대 초반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서비스업 성장 필요성이 제기되자 카지노 허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리센룽 총리는 2004년 취임 직후 카지노 포함 복합 리조트 사업 추진을 천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복합 리조트 사업 공모에 앞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라스베이거스, 마카오는 물론 유럽 각국과 호주 등 카지노 허용 국가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기초로 만든 카지노 사업 입찰 제안 요청서(RFP)가 수만 페이지 분량이었다고 한다.
싱가포르가 복합 리조트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존 국가 이미지 유지와 기존 관광산업과의 시너지 효과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우선 국민에게 카지노 허용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고 도박 중독 예방 교육, 내국인 카지노 입장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또 카지노 면적을 복합 리조트 전체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등 다운타운과 센토사 섬에 들어설 카지노 복합 리조트의 규모와 영업방식에 대해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복합 리조트 사업 공모 입찰에서 미국 샌즈 그룹(다운타운)과 말레이시아 겐팅 그룹(센토사 섬)에게 최고 점수를 주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마리나 베이 샌즈. psh59@yna.co.kr |
샌즈 그룹이 제출한 복합 리조트는 설계도부터 다른 입찰 응모 업체들과 차별화됐다. 호텔 건물 3개 동의 옥상을 연결해 길이 150m의 초대형 수영장과 전망대, 레스토랑 등을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일반적인 복합 리조트 조성보다 두 배가량의 자금이 소요되지만 싱가포르를 세계에 알리는 랜드마크로 부족함이 없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샌즈 그룹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호텔 객실 규모였다. 샌즈 그룹이 싱가포르 다운타운에 조성하는 복합 리조트는 전체 시설 이용객 규모로 보면 1만 개 이상의 객실이 필요했다. 하지만 샌즈 그룹은 객실을 4천 개로 국한했다. 싱가포르의 기존 호텔들이 객실 6천 개를 채울 수 있는 관광객을 몰고 올 샌즈 그룹을 지지할 이유가 충분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샌즈 그룹에 준 반대급부는 낮은 세율이었다. 마카오 정부가 카지노 업체들에게서 받는 35% 세율보다 절반 이상 낮은 17%를 제시했다. 세계에서 비즈니스 감각이 가장 뛰어나다는 화상(華商)의 후예인 싱가포르 공무원들과 유대인 사업가(아델슨 회장)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2010년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개장하면서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했다. 싱가포르 관광산업의 외국인 소비 비중을 보면 2009년 66.6%에서 2013년 73.4%로 증가했다. 두 복합 리조트의 한 해 매출은 7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카지노 허용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집권 자민당이 카지노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걸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후 샌즈 그룹을 비롯한 복합 리조트 기업들이 일본 진출 의사를 밝히고 카지노 부지를 물색 중이다. 아델슨 샌즈 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도쿄에서 “일본이 카지노를 합법화하면 100억 달러를 투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복합 리조트 업계에선 일본이 카지노를 허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선점할 경우 한국에 대한 해외 복합 리조트 기업들의 투자는 무의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말레이시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카지노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5% 이상이다. 이밖에 대만, 베트남 등이 중국 본토 관광객을 겨냥해 카지노를 합법화할 태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리포&시저스(LOCZ)가 카지노 기반 복합 리조트를 조성할 예정인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개발 모형. tomatoyoon@yna.co.kr |
한국은 지난 3월 카지노 시장의 빗장을 풀었다. 중국·미국계 카지노 업체 컨소시엄인 리포&시저스(LOCZ)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LOCZ는 미단시티개발과 토지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도에 복합 리조트를 착공한다. 2018년까지 영종도 미단시티에 7천437억 원을 들여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쇼핑몰, 컨벤션 시설 등을 짓고 2023년까지 총 2조3천억 원을 투입해 복합 리조트를 완공할 예정이다.
◇ 영종도는 여의주를 잡을 수 있을까?
마카오와 비교하면 한국은 복합 리조트 부문에서 10년 이상 격차가 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복합 리조트의 주축인 카지노 시장 개방에 대해 그동안 한결같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관광업계에선 카지노 운영 면허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으로 지난 2월 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와 의료관광이 국내에서도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한 토론자의 발언에 “좋은 아이디어다. 반영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회의에서 복합 리조트가 전략산업으로 분류되면서 카지노 시장 개방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영종도에 복합 리조트가 조성될 경우 경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인천시는 LOCZ 카지노가 문을 열면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이 유치되고 약 8천900억 원의 관광수입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1단계 공사 기간인 2018년까지 8천개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해외 복합 리조트 업체들은 영종도 카지노 개발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다. 현재 여건에선 영종도가 마카오, 싱가포르처럼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로 언급하는 것은 카지노에 대한 내국인 입장 규제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7개 카지노 중 강원랜드를 제외한 다른 모든 카지노는 내국인 입장이 불가능하다. 영종도에 들어서는 카지노 또한 외국인 전용이다. 샌즈 그룹, MGM 등 해외 복합 리조트 업체들은 한국이 오픈 카지노를 허용해야 복합 리조트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6·25 전쟁에 미군 사병으로 참전해 한국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 알려진 아델슨 샌즈 그룹 회장 역시 투자 전제 조건으로 오픈 카지노를 수차례 언급했다.
해외 복합 리조트 업체들이 우리 정부의 내국인 입장 규제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불법 도박 시장이 있다. 현재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관리·감독하는 사행산업은 복권, 카지노(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출입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이다. 지난해 이들 사행산업의 총 매출은 19조3천408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카지노 매출액은 강원랜드가 1조3천억 원, 파라다이스 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1조3천750억 원이었다. 카지노 매출만 놓고 보면 2조6천750억 원으로 마카오(약 47조 원)의 6%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불법 도박 시장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샌즈 그룹은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마카오에 이탈리아의 중세도시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카지노 기반 복합 리조트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up@yna.co.kr |
지난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불법 도박 전체 규모는 약 75조1천억 원으로 공식 사행산업 매출의 3배가 넘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허용될 경우 폭발적인 매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LOCZ 역시 향후 내국인 출입 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역진방지 조항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면 한국 정부가 오픈 카지노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물론 오픈 카지노 허용은 강원랜드가 위치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사행심리 확산, 환락산업 조장, 도박 중독자 양산 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오픈 카지노 전환 가능성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오픈 카지노는 사회적 동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검토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종도가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 위주로 운영될 경우 중국 정부에게 휘둘릴 가능성도 크다. 중국 정부가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여행 규제를 내놓으면 영종도 카지노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마카오 방문 시 체류 기간을 7일(두 번째 방문은 2일)로 제한하고, 한 번에 2만 위안(약 350만 원)까지만 가져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큰손들이 카지노 이용객 알선업체인 정킷(Junket)을 통해 거액을 베팅하긴 하지만 대다수 관광객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따르는 편이다.
카지노 시장 개방이 투기성 자본에게 ‘먹튀’ 기회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카지노 허가 유효 기간을 3년으로 하고 사업권 양수·양도에 대해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복합 리조트 경쟁에서 한국이 취할 길은 아직 분명치 않다. 관련 정부 부처와 전문가 집단에서 10년, 50년, 100년 후를 내다보는 고찰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카오에서 만난 해외 복합 리조트 관계자는 “마카오가 한국에게 답을 주지는 않지만 참고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 싱가포르를 무조건 따라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한국은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자신의 자리가 아닌 오로지 국가의 미래를 보고 제도를 마련해야 복합 리조트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마카오 여행정보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마카오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세나도 광장. up@yna.co.kr |
마카오는 홍콩과 함께 중국 내 특별행정구로 분류된다. 중국 광둥(廣東)성 주장(珠江) 삼각주에 위치한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섬, 콜로안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섬은 3개의 다리로,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은 매립지로 각각 연결돼 있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기후는 아열대성 기후로 비가 자주 내린다. 화폐 단위는 파타카(Pataca)이며 MOP$로 표기된다. 홍콩달러가 1:1.03의 비율로 통용된다. 파타카보다 홍콩달러로 환전해 가는 게 낫다. 파타카는 홍콩에서 사용할 수 없다. 1파타카는 약 130원이다.
①현지 교통
마카오에서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은 택시다. 기본요금(1천600m)은 15파타카이며 230m마다 1.5파타카가 추가된다. 심야 할증료는 따로 없다.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아 행선지를 한자로 적어주거나 지도를 통해 알려주는 게 좋다. 마카오 공항은 타이파 섬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코타이 스트립까지 약 5분 소요된다. 샌즈 그룹, MGM, 윈, 갤럭시 등 마카오 내 복합 리조트들은 모두 마카오-홍콩 페리 터미널에서 무료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 복합 리조트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탈 수 있어 도심으로 들어오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②가볼 만한 곳
*세나도 광장(Senado Square) - 마카오 방문객 대다수가 들르는 곳으로 성 바울 성당 유적, 몬테 요새 등 마카오 대표 문화유산들이 지척이다. 성 바울 성당 유적은 세나도 광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16세기 후반 예수회 선교사들이 세운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1835년 화재가 발생해 대부분 소실되고 현재는 건물 앞쪽 벽면만 남은 상태다. 성 바울 성당 유적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에는 몬테 요새가 자리해 있다. 17세기 초반 조성된 53m 높이의 요새로 마카오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 바울 성당 유적에 이르는 길에는 육포, 과자 등을 파는 상점들과 음식점, 카페, 기념품점 등이 도열해 있다.
*기아요새(Guia Fortress) - 마카오 반도 가장 높은 기아언덕(해발 94m)에 세워진 기아요새와 등대는 성 바울 성당 유적과 함께 마카오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파도의 포말을 연상시키는 흰색의 등대와 교회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엽서를 보는 듯하다. 1637년 세워진 교회에선 마카오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교회 천장화와 벽화에 등장하는 천사들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모습이 이채롭다.
*해사박물관(Maritime Museum) - 대항해시대 무역선 모형과 마카오 주민들의 옛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10파타카(일요일 5파타카), 10~17세 5파타카(일요일 3파타카)이다. 해사박물관 옆에는 뱃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잘 알려진 여신 틴하우를 기리는 아마 사원이 있다. 작은 사당에서 출발해 현재 마카오의 불교, 도교, 민속신앙을 아우르는 종교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마카오=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스카이점프, 번지점프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마카오 타워. up@yna.co.kr |
*골든 피콕(Golden Peacock) - 베네시안 마카오 1층 웨스트 로비 부근에 위치한 인도 레스토랑이다. 케랄라 출신의 저스틴 폴 셰프를 비롯해 인도 13개 지방 출신 요리사 17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2014년 미슐랭 가이드(홍콩·마카오 편)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식당 입구에 골든 피콕이 소개된 미슐랭 가이드 책자를 펼쳐 놓았다. 점심 뷔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석식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골든 피콕은 인도의 국조인 공작에서 유래했다.
*마카오 타워 - 338m 높이의 관광타워로 화창한 날에는 61층(233m) 전망대에서 중국 본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에선 짜릿한 체험도 가능하다. 공중에서 최대 시속 75㎞ 속도로 쇠줄을 타고 내려오는 스카이점프, 바람 부는 외곽 난간 둘레를 돌아보는 스카이워크 엑스(X) 등이 진행된다. 번지점프도 이루어지는데 시속 100㎞ 이상 속도로 떨어진 후 줄의 탄성력으로 4~5회의 자유낙하를 거듭한다. 마카오 타워 기둥의 사다리를 타고 정상까지 오르는 타워 클라임도 흥미진진하다. 전망대는 바닥의 일부가 투명한 유리가 깔려 있어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③카지노는 게임장인가? 도박장인가?
카지노는 어떤 마음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게임장도, 도박장도 될 수 있다. 미리 정해 놓은 금액을 베팅하며 즐겁게 놀겠다는 생각으로 입장할 경우 카지노는 게임장이다. 돈을 다 잃어도 1~2시간 즐긴 대가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반면 돈을 따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간다면 카지노는 도박장이다. 카지노가 상류층의 사교와 유희의 일환인 유럽과 달리 아시아 국가에선 카지노가 도박장으로 인식된다. 특히 한국은 카지노를 여흥을 위한 게임이 아닌 일확천금의 기회로 인식하는 풍토가 강하다.
도박은 반드시 패가망신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운이 좋고 남다른 비법을 터득했다고 해도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하우스를 이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수학적으로 살펴보면 손님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지노에 더 오래 머물수록, 베팅 횟수를 늘릴수록 플레이어가 돈을 잃을 확률은 한층 커진다. 카지노는 일행과 함께 들어가 정해진 시간과 금액의 범위 내에서 즐겨야 후회가 없다.
출처 : 연합이메진